게임을 하면 이것저것 다 맛보되, 여러번 하지 않고 한두번만에 중요한것만 다 맛보면서 즐기는 편입니다.

사이버펑크도 그렇게 즐겼고, 차량 구매를 제외한 모든 퀘스트를 해결하면서 1회차를 끝냈습니다.

 

일단 게임 후기를 적어보자면... 디비전1을 출시 직후에 했다면 이런 느낌이었을까? 싶었습니다.

디비전1... 오픈월드에 스토리 라인 따라 즐기기 좋은데 잔버그 때문에 사람 신경을 긁는 게임이었는데

사이버펑크가 딱 그렇습니다.

좀 더 이것저것 섞어보자면 사이버펑크 세계관에서 디비전을 하는데 약간 다잉라이트 스멜도 나고...

아무튼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습니다.

 

또 다른 아쉬운 점은 기획의 부실함입니다.

예를 들어,

경찰이 2블록만 이탈해서 시야에서 사라지면 쫓아오지 않습니다.

4성까지 되고 경찰을 다 죽이면 더이상 젠이 되지도 않습니다.

도로를 점거하면 차량이 이동을 계속하지 않습니다.

음식에 대한 접근성이 좋지 않고 버프가 미비하여 존재 의의가 없습니다.

이 외에 뭔가의 흔적기관들이 계속 보이는게 참 아쉬운 마음을 키웁니다.

 

그럼에도 사운드랑 스토리 몰입은 준수했습니다.

그리고 레이트레이싱으로 게임을 하면서 해볼맛이 난 게임이기도 하구요.

이정도 의의가 전부라 생각합니다.

 

지금 당장 급하게 할 필요는 없습니다.

솔직히 1년은 있어야 할만해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러니 그래픽카드도, 모니터도, 이 게임도 잠시 잊어주십시오.

찜목록에 넣었다가 한 30% 이상 할인 할 때 사서 맛보는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아 그리고 엔딩을 수집하고 싶으시다면 플레이 하기 전에 몇가지 필수사항은 익히시기 바랍니다.

엔딩에 영향을 받는 선택지가 몇 있기 때문에 여러번 플레이 하고 싶지 않으시다면 미리 준비해야 할겁니다.

저는 어제 베리드 스타즈 최종 엔딩 중 하나를 본 줄 알았는데 아니었나봅니다.

다른 분기로 가니까 이야기가 더 이어지더군요.

그것도 두개나.

 

간단히 A, B, C 루트가 있는데 오늘 A와 B루트 결말을 보았습니다.

스토리에 대해서는 더이상 언급을 하지 않겠습니다.

스포일러가 될 수 있기에...

다만 어제는 정말 좋은 것만 보였는데 사실상 2회 3회 플레이를 하다보니까 아쉬운 점이 눈에 띄기 시작했습니다.

 

첫번째로 자잘한 버그.

자동 재생 중 키워드 획득 시 간헐적인 정지 발생.

의도한건지는 모르겠지만 중간중간 A키 씹힘.

이런 버그들이 흐름을 끊고 몰입도를 떨어트렸습니다.

 

두번째로 애매한 재화.

친밀도와 정신력이 일단 있었기에 관리를 했지만, 다 깨고 나서야 용도를 알 수 있었습니다.

뭔가 높게 유지해야 한다는 느낌은 있지만 실질적으로 게임에서 필요한 요소였나 싶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아쉬웠다면 아쉬웠지만 뭔가 단간론파의 영향을 꽤 받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특히 이런 느낌을 강하게 받은 부분이 마지막에 정신력이 바닥 찍었다가 깨지더니

각성하고 나서 게이지를 초월하는 부분에서 단간론파 느낌을 세게 받았습니다.

 

뭔가 내가 알던 작품. 정확히는 내가 기대하던 작품에서 느껴지는 익숙하지만 이질적인 맛.

개인적으로는 이 부분이 감상도를 조금 떨어트렸다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최종적으로는, 매우 만족했습니다.

가격 대비 플레이타임이 조금 적지만, 감성으로 커버가 된다는 느낌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회색도시에서처럼 끝나고 뭔가 여운을 남겼기 때문에 차기작이나 시리즈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텍스트 위주의 게임들의 가장 큰 특징은 몰입하면 멈출 수가 없는데 불이 잘 안붙는다는 점입니다.

 

베리드스타즈가 그러했습니다.

 

예전에는 모바일 게임으로 검은방을 했을 때에는 게임 의욕도, 게임 할 체력도 만땅이었습니다.

그에 반해 할 게임, 정확히는 게임 할 기회가 무척 적었습니다.

PC게임은 시간이 제한되었고 모바일 게임도 유료라서 한번에 하나만 할 수 있었습니다.

때문에 그때의 검은방은 일종의 유일한 수단이었습니다.

 

하지만 성인이 된 지금은 너무 많은 게임을 접할 기회가 제공되었습니다.

그에 반해 구직을 하고 회사를 다니면서 일할 체력도, 시간도, 의욕도 부족했습니다.

그래도 근 5년은 훌쩍 넘은 수일배의 차기작이라는 것만으로도 이 악물고 할 이유는 충분했습니다.

 

거의 2달에 거쳐서 커뮤니케이션 1번씩 돌렸다가 오늘에서야 불이 붙기 시작해서 오늘 1회차를 완료했습니다.

 

첫번째 느낌은 회색도시였습니다.

스토리 전개나 UI나 여러모로 회색도시 느낌이 물씬 났습니다.

아마 이 부분이 불이 붙기 어렵게 만든 것 같습니다.

검은방이 계속해서 머리를 쓰고 긴장을 하며 자극을 받는다면, 

회색도시는 스토리 전개가 있기 때문에 비교적 지루한 부분이 존재했습니다.

예전에는 입시니 뭐니 해서 책을 읽었지만 최근에는 그 마저도 없고 웹툰만 읽다보니 

긴 호흡의 전개에 대한 내성이 떨어진것 같기도 합니다.

그래도 전반적인 느낌은 회색도시 색이 짙었습니다.

 

하지만 1회차가 끝나갈 무렵, 이는 큰 착각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이 게임은 회색도시의 색을 입을지언정, 근본은 검은방이었습니다.

단계적 스토리, 결말, 전개 방식.

하나같이 검은방. 그것도 검은방 1을 빼다박았습니다.

정말이지 검은방과 회색도시를 동시에 느낄 수 있게 만들었다는 점에서 이 작품은 할 가치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 중 최고이자 최악인 부분은 SNS 묘사였습니다.

진짜와 너무 똑같이 만든 나머지 너무 몰입이 되어 1회차가 끝난 직후 제 멘탈이 부서져버렸습니다.

안그래도 멘탈이 좋지 않아서 추스릴 생각으로 했던 게임인데 오히려 멘탈이 산산조각이 나고 말았습니다.

인간과 비슷한 것을 만들 때에는 불쾌한 골짜기라는 것이 존재하는데 

베리드스타즈의 SNS는 현실주의를 넘어 극현실주의였습니다.

 

고증과 100% 맞다고 해도 손색이 없지만, 그 때문에 게임을 하는 것이 조금 두려워지기도 합니다.

최종 클리어가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가능하면 올해 안에 끝을 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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